
지난번 작은 방 장판을 걷어냈을 때, 새 장판을 펴는 데보다 바닥에 붙은 오래된 테이프를 떼는 데 시간이 더 걸렸습니다. 장판시공은 재단만 잘하면 끝날 것 같지만, 실제로는 바닥 상태와 자재 치수를 확인하는 일이 절반입니다. 처음 한다면 가구를 모두 뺄 수 있는 작은 방 한 칸부터 시작하는 게 좋습니다.
주문 전에 방 크기와 바닥부터 확인하세요
방의 가로와 세로를 벽 한쪽에서만 재지 말고 양 끝에서 각각 재세요. 오래된 집은 벽이 반듯하지 않아 같은 방에서도 몇 센티미터씩 차이가 납니다. 문 안쪽 턱, 붙박이장 앞, 배관이 지나가는 모서리도 따로 표시해 두면 재단할 때 덜 당황합니다.
장판은 면적만 보고 주문하면 모자라기 쉽습니다. 예를 들어 가로 2.7m, 세로 3.2m인 방에 폭 1.8m 장판을 깐다면 장판 두 줄이 필요합니다. 각 줄의 길이를 3.4m로 잡으면 양 끝에 10cm씩 재단 여유가 생기고, 주문 길이는 모두 6.8m입니다. 무늬 방향과 이음매 위치를 먼저 그려 본 뒤 판매 단위에 맞춰 주문하세요. 같은 2.6평 남짓한 방이라도 장판 폭 때문에 실제 구매 면적은 더 커집니다.
기존 장판을 한쪽만 살짝 들어 바닥도 봐야 합니다. 바닥이 젖어 있거나 곰팡이 냄새가 나면 덮지 말고 원인을 먼저 찾으세요. 콘크리트가 크게 갈라졌거나 들떠 있다면 평탄 작업이 필요합니다. 이런 상태에서 새 장판을 깔면 요철이 그대로 드러나고, 습기 문제도 남습니다.
재료비와 시간을 이렇게 잡습니다
폭 1.8m, 두께 2.2mm 장판은 제품에 따라 길이 1m당 2만 원 안팎인 판매 사례가 있습니다. 위 방에서 6.8m를 산다면 장판값만 대략 15만 원입니다. 여기에 제품에 맞는 접착재와 이음매 처리재, 칼날, 테이프 등을 더해 자재비를 17만~21만 원 정도로 잡겠습니다. 배송비와 기존 장판 폐기 비용은 별도입니다. 주문 시점의 판매 단위와 운임을 확인해야 실제 금액이 나옵니다.
준비물은 줄자, 긴 쇠자, 날이 새것인 커터칼, 바닥 청소 도구, 눌러 펴는 롤러나 넓은 밀대입니다. 쇠자와 롤러는 한 번 쓰려고 새로 사기보다 빌릴 수 있으면 빌리는 편이 낫습니다. 칼날은 여분을 사두세요. 무뎌진 날로 억지로 자르면 가장자리가 뜯기거나 손이 미끄러집니다.
가구가 빠진 작은 방 기준으로 기존 장판 철거와 청소에 2~3시간, 치수 확인과 재단에 1~2시간, 깔기와 끝부분 처리에 2~3시간은 잡습니다. 바닥 보수나 접착재 건조가 필요하면 하루에 끝내기 어렵습니다. 재료를 사기 전에 제품 설명에 적힌 바닥 조건과 건조 시간을 확인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바닥 손질을 끝내고 장판을 펼칩니다
기존 장판을 걷은 뒤 남은 테이프와 접착재, 모래 알갱이를 치우세요. 손바닥으로 쓸었을 때 걸리는 부분은 새 장판 아래에서도 티가 납니다. 작은 패임은 바닥재에 맞는 보수재로 메우고 충분히 말립니다. 습기가 의심되면 건조 원인을 확인할 때까지 작업을 멈추는 게 맞습니다.
새 장판은 방에 펼쳐 말린 상태를 먼저 가라앉힙니다. 추운 곳에 보관했던 롤을 가져와 바로 벽에 맞춰 자르면 나중에 펴지면서 치수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제품의 보관·시공 온도 안내가 우선입니다. 무늬가 있는 장판은 두 줄을 나란히 놓고 나뭇결이나 타일 선이 어긋나지 않는지 먼저 보세요.
재단할 때는 벽에 바짝 맞춰 한 번에 자르려 하지 않습니다. 여유 있게 펼친 뒤 모서리를 손으로 눌러 선을 잡고, 쇠자를 대고 조금씩 잘라냅니다. 칼은 몸에서 멀어지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반대쪽 손가락은 쇠자 끝에서 떼세요. 문틀 아래처럼 복잡한 곳은 종이로 모양을 떠서 장판에 옮기면 실수가 줄어듭니다. 너무 짧게 자른 장판은 다시 늘릴 수 없습니다.
이음매와 문턱에서 완성도가 갈립니다
두 장을 잇는 방이라면 이음매가 방 가운데를 가로지르지 않도록 배치를 먼저 정합니다. 장판을 겹쳐 놓고 무늬를 맞춘 뒤 제품에 맞는 방식으로 재단하고 이음매를 처리하세요. 겹친 부분을 자를 때는 바닥까지 깊게 긋지 않도록 힘을 조절해야 합니다. 이음매가 벌어지거나 솟으면 발끝에 걸리고 청소할 때 물기가 들어갈 수 있습니다.
접착 방식도 제품마다 다릅니다. 작은 방이라고 아무 양면테이프나 가장자리에 붙이면 시간이 지나 들뜨는 경우가 있습니다. 장판과 바닥 재질에 맞는 접착재를 고르고, 제조사가 안내한 도포 범위와 대기·건조 시간을 따르세요. 특히 이음매를 임의로 본드만 발라 붙이면 표면이 지저분해지기 쉽습니다.
문턱에서 다른 바닥재와 만나는 부분은 높이 차이와 문 여닫힘을 확인합니다. 장판을 깐 뒤 문이 바닥을 긁는다면 억지로 쓰기보다 문과 바닥 높이를 다시 재야 합니다. 문을 깎아야 하거나 넓은 공간에 이음매가 여러 줄 생긴다면 그때는 시공을 맡기는 편이 낫습니다. 처음 한 방을 깔아 보면 장판값보다 바닥 준비와 재단 여유가 결과를 더 크게 좌우한다는 걸 금방 느끼게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