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장 공지가 뜨면 차트보다 먼저 해외 거래소 가격을 확인한다. 7년 동안 신규 상장 종목을 지켜보면서 가장 비싸게 치른 실수는 늦게 산 것이 아니라, 이미 붙어 있는 가격 차이를 모르고 산 것이었다. 업비트 상장 코인은 첫 체결부터 움직임이 거칠다. 매수 버튼을 누르기 전, 나는 아래 다섯 가지 숫자를 적어 놓는다.
1. 어떤 마켓에 언제 열리는지
원화 마켓 상장과 BTC·USDT 마켓 상장은 같은 소식이 아니다. 업비트 고객센터 안내대로 원화 마켓은 원화로, BTC 마켓은 비트코인으로 거래한다. BTC 마켓에 표시되는 원화 환산가격은 참고값이므로 실제 매매 가격인 BTC 가격과 구분해야 한다. 공지에서 거래 시작 시각, 지원 마켓, 입출금 가능 시각을 먼저 확인하는 이유다.
상장 당일 등락률도 읽는 법이 다르다. 업비트는 새로 거래를 지원하는 자산의 당일 등락률을 최초 체결가 기준으로 계산한다. 화면에 30% 상승이라고 떠도 해외 시장에서 형성된 가격보다 30% 싸게 출발했다는 뜻은 아니다. 게다가 업비트의 일봉은 한국시간 오전 9시를 경계로 바뀌고, 24시간 거래대금은 최근 24시간의 누적값이다. 숫자 옆에 붙은 기준 시각까지 봐야 비교가 맞는다.
2. 해외 가격과 벌어진 차이가 얼마인지
이미 다른 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코인이라면 같은 시각의 가격을 원화로 환산해 본다. 예를 들어 해외 가격이 1USDT이고 환산에 쓰는 원·USDT 가격을 1,400원으로 가정하자. 업비트에서 2,100원에 거래되면 해외 환산가격보다 50% 높다. 이후 업비트 가격이 1,500원으로 내려오면 2,100원 매수자는 약 28.6% 손실이다. 이 수치는 설명을 위한 가정이며, 실제 비교에는 환율과 두 시장의 체결 시각을 맞춰야 한다.
가격 차이가 곧바로 사라진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입출금이 막혀 있거나 네트워크가 다르면 거래소 간 자산 이동이 늦어진다. 그래서 가격 차이 옆에는 입금 가능 여부와 지원 네트워크를 함께 적는다. 해외 거래소의 얇은 호가에서 찍힌 마지막 체결가 하나를 기준으로 삼는 것도 위험하다. 실제로 팔 수 있는 매수 호가가 어느 가격에 얼마나 쌓여 있는지까지 확인해야 한다.
3. 거래대금이 이어지는지, 호가가 받쳐주는지
첫 5분 거래대금이 크다는 사실만으로 새 매수세가 계속 들어온다고 볼 수는 없다. 나는 같은 길이의 구간을 나눠 본다. 가령 첫 10분 거래대금이 30억 원, 다음 10분이 8억 원이라면 거래대금은 약 73% 줄었다. 그 사이 가격만 오르면 적은 거래로 가격이 밀려 올라가는 상황일 수 있다. 반대로 거래대금이 유지되더라도 매도 호가가 계속 두꺼워진다면 상승 폭보다 매물 소화 속도를 먼저 본다.
호가창의 잔량은 주문이 취소될 수 있어 확정된 수요가 아니다. 업비트의 체결 자료에는 매수·매도 구분이 제공되므로, 나는 잔량보다 실제 체결이 어느 쪽에서 반복되는지 더 주의 깊게 본다. 매수 체결이 몰린 직후 매도 호가가 빠르게 채워지고 고점을 넘지 못한다면 추격 매수에는 불리한 모습이다. 거래대금과 체결 방향을 함께 봐야 숫자의 의미가 생긴다.
4. 온체인에서 풀릴 물량은 얼마나 되는지
상장 호재가 있어도 시장에 나올 수 있는 토큰이 급증하면 가격은 눌릴 수 있다. 유통량 5억 개짜리 코인에서 잠금 해제 예정 물량이 1억 개라면 기존 유통량의 20%다. 다만 잠금 해제된 물량이 전부 즉시 매도되는 것은 아니다. 일정표의 날짜와 수량을 확인한 뒤, 해당 지갑에서 거래소로 실제 이동하는지 따로 봐야 한다.
거래소 지갑으로 유입됐다는 이유만으로 매도라고 단정하는 것도 성급하다. 거래소 내부 지갑 이동이나 보관 주소 변경일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큰 입금이 보이면 지갑의 과거 이동 기록, 같은 시간대의 거래소 입금량, 실제 시장의 매도 체결을 대조한다. 발행량과 유통량의 차이가 큰 종목일수록 이 과정이 중요하다. 상장 직후 차트에는 아직 드러나지 않은 공급이 가격에 뒤늦게 반영될 수 있다.
5. 틀렸을 때 계좌에서 얼마가 빠지는지
좋은 진입 가격을 찾기 전에 손실 한도를 계산한다. 예를 들어 매매 자금이 100만 원이고 한 번의 거래에서 감수할 손실을 1만 원으로 잡았다면, 진입가에서 손절 기준까지 거리가 8%일 때 매수 규모는 12만 5천 원 이하다. 수수료와 가격 미끄러짐을 빼기 전 계산이므로 실제 주문은 더 작아야 한다. 호가가 얇은 상장 직후에는 정한 가격에 바로 팔리지 않을 수도 있다.
업비트는 지정가 주문으로 체결 단가를 제한할 수 있다고 안내하지만, 그 가격에 주문이 반드시 체결되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나는 첫 급등을 놓친 날에도 손실 한도 안에서 살 수 있는 가격이 나올 때까지 기다린다. 업비트 상장 코인 매매에서 내가 계속 확인하는 것은 상승률보다 가격 차이, 이어지는 거래량, 새로 풀리는 공급, 그리고 틀렸을 때 남는 자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