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머리를 빗는데 빗살 사이에 머리카락이 한 겹 더 생긴 것처럼 보였다. 눈에 띄는 머리카락만 몇 가닥 뽑으면 될 줄 알았는데, 가까이 보니 빗살 뿌리 쪽에 하얀 먼지와 기름기가 붙어 있었다. 매일 쓰는 물건인데 언제 씻었는지는 기억나지 않았다. 그래서 집에 있는 플라스틱 빗과 쿠션 브러시를 꺼내 상태에 따라 씻어봤다.
머리카락을 먼저 빼니 씻기가 쉬웠다
처음에는 물부터 묻혔다. 그랬더니 긴 머리카락이 빗살에 더 달라붙어 빼기가 번거로웠다. 물기를 털고 다시 시작했다. 손으로 큰 뭉치를 잡아당긴 뒤, 빗살 사이에 남은 짧은 머리카락은 이쑤시개 끝으로 살살 들어 올렸다. 끝이 날카로워 빗살을 긁지 않도록 힘을 빼는 게 좋았다.
촘촘한 빗은 한쪽 끝에서부터 머리카락을 조금씩 들어 올리니 한꺼번에 당길 때보다 덜 끊어졌다. 쿠션 브러시는 빗살 아래 고무판까지 누르지 않고 표면에 걸린 머리카락만 걷어냈다. 이 과정에 3분쯤 썼는데, 눈에 보이는 때가 대부분 머리카락과 엉켜 있어서 이후에 씻을 곳이 분명해졌다.
플라스틱 빗은 미지근한 물로 씻었다
플라스틱 빗에는 미지근한 물을 받고 샴푸를 한두 방울 풀었다. 빗을 5분 정도 담갔다가 오래된 칫솔로 빗살의 뿌리와 빗의 등 부분을 문질렀다. 세제를 많이 넣었을 때보다 적게 넣었을 때 헹구기가 훨씬 간단했다. 손잡이의 미끄러운 느낌이 사라질 때까지 흐르는 물로 헹군 뒤 마른 수건으로 물기를 닦았다.
여기서 빗 종류를 구분해야 했다. 나무 빗은 오래 물에 담그면 변형될 수 있고, 쿠션 브러시는 빗살 아래로 물이 들어가면 말리기가 어렵다. 이런 빗은 물에 푹 담그지 않고, 적신 천이나 칫솔로 오염된 곳만 닦았다. 금속 부분이 있는 빗도 물기가 틈에 남지 않도록 바로 닦는 편이 마음이 놓였다. 재질이 애매하거나 손잡이에 특별한 코팅이 있다면 제품의 관리 표시를 먼저 보는 게 안전하다.
씻은 뒤에는 물기를 빼는 시간이 더 필요했다
막 씻은 빗을 곧바로 서랍에 넣으려니 빗살 사이에 물방울이 남아 있었다. 수건 위에 빗살이 아래를 향하도록 놓고 통풍되는 곳에서 말렸다. 쿠션 브러시는 손잡이를 가볍게 흔들었을 때 틈에서 물이 나오지 않는지 확인했다. 헤어드라이어의 뜨거운 바람은 플라스틱이나 쿠션을 상하게 할까 봐 쓰지 않았다.
눈으로는 말라 보여도 빗살 뿌리나 손잡이 연결 부위에 물기가 남을 수 있다. 특히 쿠션 브러시는 바로 사용하거나 서랍에 넣기보다 충분히 말리는 게 낫겠다 싶었다. 씻는 데 쓴 시간은 짧았지만, 다시 쓰기까지 기다리는 시간을 생각하면 머리를 다 빗은 뒤나 외출하지 않는 날에 씻는 편이 편했다.
빗이 다시 금방 지저분해지는 이유도 보였다
씻고 나니 빗살 사이의 하얀 먼지가 사라져 빗을 들었을 때의 느낌이 달랐다. 다만 머리를 빗는 기능이 극적으로 좋아진 건 아니었다. 며칠 뒤 다시 살펴보니 머리카락은 조금씩 끼기 시작했다. 머리에 남은 헤어 제품이나 피지, 주변 먼지가 빗에 옮겨 붙는 걸 생각하면 한 번 씻고 끝낼 일은 아니었다.
그렇다고 매번 물로 씻을 필요까지는 없어 보였다. 사용 후 눈에 보이는 머리카락을 바로 빼고, 빗살 뿌리에 때가 쌓였을 때 재질에 맞춰 닦는 정도가 내게는 지속하기 쉬웠다. 빗살이 휘거나 부러졌거나, 쿠션 안쪽에서 냄새가 나는데 씻고 말려도 계속된다면 교체도 생각해볼 만하다. 이번에 가장 크게 달라진 건 빗 자체보다 내 습관이었다. 빗고 난 뒤 10초만 들여 머리카락을 빼니 다음에 씻을 때 손이 훨씬 덜 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