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쿄 일정을 짜다 보면 숙소 가격보다 이동비가 더 헷갈릴 때가 있습니다. 공항에서 어디로 들어오는지, 하루에 몇 구역을 오가는지에 따라 같은 3박 4일도 지출이 달라지거든요. 저는 숙소를 고르기 전에 공항에서 숙소까지, 숙소에서 관광지까지의 길을 먼저 그려 보는 편입니다.
3박 4일 경비는 이렇게 잡으면 편합니다
성인 1명이 3박 4일 동안 도쿄 시내에 머문다고 가정해 볼게요. 항공권과 쇼핑을 뺀 현지 경비는 대략 5만~9만 엔을 출발점으로 잡을 수 있습니다. 확정 가격이 아니라 숙소와 식사 수준을 정하기 위한 예산입니다. 특히 숙박비는 예약 시기와 요일에 따라 차이가 큽니다.
- 숙박: 1박 9,000~15,000엔으로 잡으면 3박에 27,000~45,000엔
- 식사: 하루 3,000~5,000엔으로 잡으면 4일에 12,000~20,000엔
- 시내 교통: 이동 횟수에 따라 약 3,000~5,000엔
- 공항 왕복: 이용 공항과 열차에 따라 별도 계산
- 관광·간식·예비비: 유료 시설을 얼마나 넣는지에 따라 약 5,000~12,000엔
예를 들어 숙박 36,000엔, 식사 16,000엔, 시내 교통 3,000엔, 나리타 공항 스카이라이너 왕복 5,160엔, 관광과 예비비 9,000엔을 쓰면 약 69,160엔입니다. 항공권을 더하기 전 금액이고, 방을 둘이 함께 쓰면 1인당 숙박비는 내려갑니다. 반대로 혼자 객실을 쓰거나 주말 인기 지역에 묵으면 위 범위를 넘을 수 있어요.
공항에서 숙소까지 먼저 계산하세요
나리타 공항으로 들어온다면 우에노 숙소가 동선을 읽기 쉽습니다. 게이세이 스카이라이너는 나리타 공항에서 게이세이우에노 또는 닛포리까지 일반 편도 운임이 성인 2,580엔입니다. 지정석 열차라 표를 살 때 출발 시각을 확인해야 합니다. 게이세이 본선 일반 열차는 우에노까지 표 기준 편도 1,030엔이지만, 타는 열차와 경유 노선을 확인해야 해요. 가격만 보고 플랫폼에 내려갔다가 다른 열차를 기다리는 일이 생기기 쉽습니다.
하네다 공항이라면 숙소가 하마마쓰초 쪽인지, 시나가와 쪽인지부터 보세요. 하마마쓰초 방향은 도쿄 모노레일, 시나가와 방향은 게이큐선이 자연스럽습니다. 도쿄 모노레일의 하네다 공항~하마마쓰초 일반 승차권은 편도 520엔입니다. 공항에서 숙소까지 환승이 한 번 늘면 요금보다 짐을 끌고 걷는 시간이 더 부담스러울 수 있습니다. 숙소 예약 화면에서는 ‘가장 가까운 역’뿐 아니라 실제 출구에서 숙소까지의 도보 거리도 확인하는 게 좋습니다.
교통패스는 갈 곳을 찍은 뒤 고르세요
도쿄 메트로와 도에이 지하철을 여러 번 탈 계획이라면 여행자용 도쿄 서브웨이 티켓을 비교해 볼 만합니다. 2026년 기준 성인 요금은 24시간권 1,000엔, 48시간권 1,500엔, 72시간권 2,000엔입니다. 처음 사용한 시각부터 시간이 흐르므로 오후에 개시했다면 다음 날 오후까지 쓸 수 있습니다.
다만 이 티켓으로 JR이나 사철을 탈 수는 없습니다. 우에노에서 아키하바라를 JR로 이동하거나 하라주쿠에서 야마노테선을 탈 계획이라면 그 구간은 따로 내야 해요. 하루에 같은 지역을 걸어서 둘러보고 지하철을 두세 번만 탄다면 교통카드로 매번 결제하는 쪽이 단순할 수 있습니다. 패스를 먼저 사기보다 지도에서 목적지의 역과 운영 회사를 확인한 뒤, 실제 승차 횟수를 세어 보세요.
가까운 곳끼리 묶으면 하루 경비가 보입니다
첫날 오전에는 아사쿠사역에서 센소지와 나카미세 거리를 걷고, 오후에는 지하철 긴자선으로 우에노역에 가서 아메요코와 우에노 공원 주변을 둘러보는 동선이 편합니다. 아사쿠사에서 우에노까지는 긴자선으로 세 정거장입니다. 역까지 걷고 열차를 기다리는 시간을 포함해 이동에 15~20분 정도를 잡으면 일정이 빡빡하지 않습니다. 두 지역 모두 거리 구경에 입장료가 들지 않아 식사나 박물관 방문에 예산을 돌리기도 좋고요.
다음 날은 메이지 신궁과 하라주쿠를 보고 시부야로 이어 가면 됩니다. 하라주쿠역 주변에서 시부야역 주변까지는 걸어서 약 20~30분을 잡되, 쇼핑하며 멈추면 훨씬 길어집니다. 걷기 힘든 날에는 JR 한 구간을 타면 돼요. 이런 식으로 하루를 인접한 두세 지역으로 묶으면 열차 요금뿐 아니라 환승을 찾는 시간도 줄어듭니다.
도쿄 여행 경비를 아끼는 가장 쉬운 순간은 현지에서 메뉴를 고를 때보다 출발 전에 숙소 위치와 하루 동선을 맞출 때라고 생각합니다. 교통비를 몇백 엔 줄이려고 먼 숙소를 잡기보다, 돌아오는 길까지 편한 역 근처에서 묵는 편이 여행 내내 여유롭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