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원 입찰장에 익숙해진 뒤 온비드 화면을 처음 열었을 때, 집에서 입찰할 수 있다는 점이 꽤 편했습니다. 그런데 물건을 뜯어볼수록 손이 쉽게 나가지는 않더군요. 온비드 공매 경매 차이는 입찰 장소보다 낙찰 뒤 적용되는 절차와 매수인이 떠안는 조건에서 더 크게 느껴집니다.
법원 경매와 온비드는 물건이 나오는 길부터 다르다
법원 경매는 채권자의 신청 등에 따라 법원이 부동산을 매각하는 절차입니다. 법원 경매정보에서 매각물건명세서, 현황조사서, 감정평가서를 확인하고 사건 기록을 따라갑니다. 보통 입찰기일에 법원에 가서 입찰표와 보증금을 내지만, 법원이 기간입찰로 정한 사건도 있습니다.
온비드는 한국자산관리공사가 운영하는 전자입찰 플랫폼입니다. 세금 체납으로 압류된 재산뿐 아니라 국유재산, 공유재산, 신탁재산 등 성격이 다른 물건이 올라옵니다. 같은 화면에서 보인다고 매각 조건까지 같지는 않습니다. 제가 온비드 물건을 볼 때 가격보다 먼저 공고기관과 재산 유형을 확인하는 이유입니다. 압류재산인지 신탁재산인지에 따라 계약 방식, 대금 납부 일정, 명도 책임을 읽는 순서부터 달라집니다.
입찰은 온비드가 편하지만 보증금은 공고마다 확인한다
법원 기일입찰은 정해진 날 법원에 가야 합니다. 일반적인 매수신청보증금은 최저매각가격의 10%이고, 법원이 달리 정한 경우에는 그 금액을 따라야 합니다. 온비드의 전자입찰은 공고된 기간 안에 입찰서를 제출하고 지정 계좌에 보증금을 입금하는 방식입니다. 접수 버튼만 눌렀다고 입찰이 끝난 게 아닙니다. 입금 마감 시각과 유효 입찰 여부까지 확인해야 합니다.
여기서 숫자를 섞어 외우면 사고가 납니다. 온비드 압류재산 공고에는 공매예정가격의 10%를 보증금으로 정한 사례가 있고, 다른 매각 공고에는 입찰금액의 10% 이상을 요구한 사례가 있습니다. 법원 경매의 기준을 온비드 전체에 그대로 적용하면 부족하게 입금할 수 있습니다. 유찰 뒤 가격이 얼마나 내려가는지도 물건과 공고별 일정이 다릅니다. ‘한 번 떨어지면 몇 퍼센트 싸진다’는 식으로 입찰 계획을 세우지 않는 편이 안전합니다.
권리분석보다 더 무서웠던 건 명도 조건이었다
법원 경매에서는 매각물건명세서에 적힌 임차인과 인수할 권리를 살피고, 등기부와 현장 점유 상태를 대조합니다. 대금을 낸 매수인은 일정 요건을 갖추면 6개월 안에 법원에 부동산 인도명령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다만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있는 권원으로 점유하는 사람에게까지 무조건 인도명령이 나오는 것은 아닙니다.
온비드 공매를 볼 때는 ‘공매니까 법원에 인도명령을 신청하면 되겠지’라는 생각을 먼저 버려야 합니다. 민사집행법상 경매 매수인의 인도명령 절차를 온비드 매각에 그대로 기대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특히 신탁재산 공고에는 점유자 명도와 제한물권 처리 책임을 매수인에게 둔 조건이 실제로 붙습니다. 점유자가 협조하지 않으면 협의나 별도 법적 절차가 필요할 수 있고, 그동안 이자와 관리비는 계속 쌓입니다.
현장에서 보증금 3,000만 원을 돌려받아야 한다는 임차인 말을 듣고도 ‘등기부가 깨끗하다’며 입찰하려던 분을 본 적이 있습니다. 그 한마디만으로 누가 돈을 부담한다고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전입과 점유 시점, 임대차 관계, 배분 가능성, 공고 조건을 맞춰 봐야 합니다. 공매든 경매든 서류에서 답이 안 나오면 입찰가를 깎는 것으로 해결하려 하지 않습니다.
싸게 낙찰받아도 남는 돈은 따로 계산한다
예를 들어 시세를 3억 원으로 본 집을 2억 4,000만 원에 낙찰받는다고 해보죠. 차액 6,000만 원이 수익은 아닙니다. 취득세와 등기 비용 1,000만 원, 수리비 1,500만 원, 명도와 보유 비용 1,000만 원을 가정하면 벌써 3,500만 원이 빠집니다. 매도할 때 중개보수와 양도 관련 세금까지 생길 수 있습니다. 이 숫자는 설명을 위한 가정이고, 실제 세금은 보유 주택 수와 물건 종류 등에 따라 달라집니다.
대출도 입찰 전에 확인할 일입니다. 법원 경매에서 경락잔금대출을 알아봤다고 온비드 물건에도 같은 한도와 일정이 적용되지는 않습니다. 금융기관에 물건 유형, 낙찰 뒤 필요한 서류, 잔금기한을 알려주고 가능 금액을 확인해야 합니다. 공고마다 계약과 납부기한이 다르니 ‘낙찰되고 은행을 찾으면 되겠지’가 가장 불안한 자금 계획입니다.
저라면 처음 도전하는 분에게 두 시장 중 어느 쪽이 더 쉽다고 말하지 않겠습니다. 법원 물건은 매각물건명세서와 점유 관계를, 온비드 물건은 공고의 매각 조건과 점유·명도 책임을 끝까지 읽어야 합니다. 화면에서 보는 최저가보다 잔금을 치르고 집을 실제로 넘겨받을 때까지 들어갈 돈이 더 정확한 가격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