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드라마 편성 화면에서 ‘닥터X’ 옆에 ‘ON’이라는 표시가 붙은 걸 보고, ON까지 작품 이름인가 싶어 다시 확인했다. 검색창에 ‘닥터x on뜻’을 입력했다면 아마 비슷한 장면을 봤을지도 모른다. 이 표현은 화면에 나온 단어를 나눠 읽으면 한결 쉬워진다.
닥터X와 ON은 따로 읽으면 된다
SBS가 안내하는 한국 드라마의 정식 제목은 ‘닥터X: 하얀 마피아의 시대’다. 제목에 ON은 들어가지 않는다. 방송 화면에서 제목 근처에 ON이나 ON-AIR가 보였다면, 방송 중이라는 상태 표시일 가능성이 크다. 예를 들어 편성표의 ‘닥터X’는 프로그램 이름이고, ‘ON-AIR’는 그 시간에 방송하고 있다는 안내다.
다만 ON을 본 곳이 편성표인지, 영상 제목인지에 따라 쓰임은 달라질 수 있다. 영어 문장에서 ‘Doctor X on SBS’라고 썼다면 여기서 on은 ‘SBS에서 방영하는’이라는 뜻이다. 화면에 적힌 문구 전체를 보면 작품 제목에 붙은 말인지, 방송 상태를 알리는 말인지 구분할 수 있다.
제목 속 X는 누구를 가리킬까
한국판에서 ‘닥터X’로 불리는 인물은 김지원이 연기하는 외과의 계수정이다. SBS 등장인물 소개를 보면 계수정은 의사 용역 소개소에서 파견된 인물로, 병원의 직급이나 관행보다 눈앞의 환자와 자신의 수술 실력을 앞세운다. 그래서 닥터X는 새로운 진료과 이름이나 의학 약어가 아니라 극 중 인물을 부르는 이름으로 이해하면 된다.
X라는 글자 자체에는 ‘미지의 대상’을 떠올리게 하는 느낌이 있다. 하지만 제작진이 X 한 글자에 특정한 영어 단어를 대응시켰다고 단정할 근거는 없다. 이름의 분위기를 해석하는 일과 공식적으로 확인된 뜻을 말하는 일은 구분하는 편이 정확하다. SBS의 프로그램 소개도 계수정을 ‘닥터X’라고 부르며 인물의 활약을 설명한다.
하얀 마피아의 시대는 어떤 이야기일까
부제만 보면 의사와 마피아가 함께 나오는 범죄극인가 싶다. 드라마가 말하는 ‘하얀 마피아’는 흰 가운을 입은 의료계 권력층을 가리키는 표현에 가깝다. SBS는 이 작품을 계수정이 병원 안의 부조리에 맞서는 메디컬 느와르로 소개한다. 수술 장면과 함께 병원 조직의 이해관계가 이야기의 큰 축을 이룬다.
계수정의 설정을 알면 제목도 조금 더 선명해진다. 그는 회식이나 교수의 논문 돕기처럼 의사 면허와 관계없는 일을 거절한다. 그러면서도 수술 실력으로 자신의 자리를 증명한다. 병원에 소속된 사람들이 당연하게 여기는 규칙을 바깥에서 들어온 의사가 흔드는 구도다. 드라마에서 X가 주는 낯선 느낌은 이런 인물의 위치와도 잘 어울린다.
일본 원작과 헷갈리지 않는 방법
검색하다 보면 일본 드라마 ‘닥터-X ~외과의 다이몬 미치코~’도 함께 나온다. 한국판은 이 일본 시리즈를 원작으로 만든 작품이다. 두 작품 모두 기존 병원 조직의 관행에 얽매이지 않는 뛰어난 외과의가 중심이지만, 주인공 이름은 다르다. 일본판은 다이몬 미치코, 한국판은 계수정이다.
그래서 검색 결과를 볼 때는 제목 뒤의 부제와 주인공 이름을 확인하면 빠르다. ‘하얀 마피아의 시대’나 ‘계수정’이 보이면 한국판 이야기다. 다이몬 미치코가 보이면 일본 원작 쪽이다. 여기에 붙은 ON은 작품을 구별하는 말이라기보다 표시가 나온 화면의 문맥을 먼저 읽어야 한다. 처음에는 한 덩어리처럼 보였던 ‘닥터X ON’도 그렇게 나눠 보면 훨씬 덜 헷갈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