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 10월에는 거실을 꾸미겠다고 장식부터 잔뜩 샀다가, 벽에 붙일 곳이 없어 식탁 위에 쌓아둔 적이 있습니다. 할로윈 집꾸미기는 물건을 많이 들이는 것보다 눈에 들어오는 한 자리를 정하는 게 먼저더라고요. 현관 안쪽이나 거실 벽 한 면이면 충분합니다. 제가 11년 동안 집을 고치며 배운 건, 장식을 만드는 시간보다 붙이고 떼는 시간이 더 오래 걸린다는 점입니다.
꾸밀 자리부터 정하고 예산을 잡아요
처음부터 집 전체를 꾸미려면 장식도 늘고 치울 일도 커집니다. 소파 뒤 벽 한 면처럼 사진에 담길 자리를 하나 고르세요. 벽을 배경으로 검은 종이 장식을 붙이고, 아래에는 호박 모양 소품 하나만 놓아도 분위기가 납니다. 현관을 고른다면 문이 끝까지 열리는지, 신발을 신고 벗을 자리가 남는지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작은 벽 한 면을 꾸미는 예산은 장식을 직접 만드는 경우 3만~5만 원 정도를 예시로 잡을 수 있습니다. 검은 색지와 주황색 도화지, 낚싯줄이나 실, 제거 가능한 테이프, 건전지형 LED 초, 작은 호박 소품을 담은 금액입니다. 이미 가위와 자, 연필이 있다면 새 도구는 필요 없습니다. 집에 남은 종이와 조명을 쓰면 지출은 더 줄고, 매장과 제품에 따라 실제 금액은 달라집니다. 장바구니에 담기 전에 서랍부터 열어보는 편이 낫습니다.
시간도 넉넉히 잡으세요. 장식 도안 그리기와 자르기에 60~90분, 벽에 붙이고 위치를 바꾸는 데 40~60분, 바닥을 치우는 데 20분 정도가 듭니다. 처음 해보는 집이라면 두세 시간은 비워두는 게 편합니다. 가족과 함께 자르면 빨라지지만, 붙이는 위치를 맞추는 일은 결국 한 사람이 맡아야 덜 꼬입니다.
종이 장식은 크기를 섞어야 허전하지 않아요
박쥐를 똑같은 크기로 열 장 자르면 벽지가 반복 무늬처럼 보일 때가 있습니다. 저는 가로 8cm, 13cm, 18cm 정도로 세 크기를 섞습니다. 검은 색지를 반으로 접고 날개 한쪽만 그린 뒤 자르면 양쪽 모양이 맞아요. 처음부터 정교하게 그릴 필요는 없습니다. 멀리서 보는 장식이라 날개 끝이 조금 달라도 티가 거의 나지 않습니다.
종이는 벽에 바로 붙이기 전에 바닥에 펼쳐 놓고 배치를 봅니다. 큰 박쥐 두세 개를 먼저 놓고 작은 장식으로 사이를 채우면 훨씬 자연스럽습니다. 호박 얼굴은 주황색 종이 한 장에 눈과 입만 검게 붙여도 됩니다. 가위질이 부담스러우면 아이와 함께 그린 그림을 잘라 쓰세요. 표정이 제각각인 편이 오히려 집에서 만든 느낌을 살립니다.
실패하기 쉬운 지점은 접착제입니다. 벽지에 일반 양면테이프를 바로 붙이면 뗄 때 표면이 따라올 수 있고, 오래된 도장 벽도 페인트가 들뜰 수 있습니다. 저는 눈에 띄지 않는 아래쪽에 작은 조각을 붙여 하루 정도 시험합니다. 제거 가능한 제품이라도 벽 상태에 따라 자국이 남으니 포장에 적힌 사용 가능한 표면과 제거 방법을 확인하세요. 도배한 지 얼마 안 된 벽이라면 벽 대신 액자 유리나 독립형 보드에 장식을 붙이는 편이 마음 편합니다.
조명은 분위기보다 안전한 위치가 먼저예요
불을 낮추면 종이 장식의 그림자가 살아납니다. 이때 촛불 대신 건전지형 LED 초를 쓰면 배치하기도 쉽습니다. 커튼이나 종이 장식 가까이에 실제 불꽃을 두지 마세요. LED 조명도 천으로 덮거나 종이 안에 밀어 넣기보다, 제품 설명에 맞춰 열이 빠질 공간을 두고 놓는 게 좋습니다. 사용이 끝나면 전원을 끄고 건전지를 빼두면 다음에 꺼내 쓰기에도 편합니다.
천장 조명을 바꾸거나 스위치 배선을 만져 분위기를 내고 싶을 수도 있습니다. 그건 장식 작업과는 다른 일입니다. 전선이 보이는 기구를 분해하거나 콘센트를 늘려 연결하지 말고, 기존 조명은 그대로 둔 채 이동식 LED 조명으로 해결하세요. 조명 기구 교체나 배선 작업이 필요하다면 전문가에게 맡기는 게 맞습니다. 작업비보다 중요한 건 집에서 계속 안전하게 쓰는 일입니다.
현관 바닥에는 어두운 천을 길게 늘어뜨리지 않습니다. 밤에는 발에 걸리기 쉽고 문을 여닫을 때 끼일 수도 있어요. 아이가 있는 집이라면 작은 소품이나 건전지 뚜껑이 쉽게 열리는 장식도 손 닿는 낮은 자리를 피합니다. 사진을 찍을 때 예쁜 위치와 평소 생활하기 편한 위치가 다를 수 있다는 점을 꼭 봐야 합니다.
붙이기 전에 미리 배치하고 떼는 시간까지 계산해요
벽에 바로 붙이며 모양을 잡으면 위치를 고칠 때마다 테이프를 새로 쓰게 됩니다. 바닥에서 배치를 맞춘 다음 휴대전화로 한 장 찍어두세요. 벽에는 가운데 장식부터 붙이고 양옆으로 넓혀 가면 간격을 맞추기 쉽습니다. 실에 매달 장식은 사람 머리와 문이 닿지 않는 곳에 놓고, 손이 닿는 높이에 늘어진 실이 없는지도 확인합니다.
드릴이나 사다리를 새로 사야 할 만큼 큰 장식은 작은 집 꾸미기에는 과할 때가 많습니다. 이번 구성을 위해 필요한 도구는 가위와 자 정도예요. 높은 곳에 매달아야 한다면 발판을 빌릴 수는 있지만, 혼자 불안정하게 올라가 붙일 이유는 없습니다. 손이 편하게 닿는 높이로 배치를 내려도 사진에는 충분히 잘 나옵니다.
철거에는 30분 정도를 따로 잡습니다. 접착제를 무턱대고 잡아당기지 말고 제품에 적힌 방법대로 천천히 떼고, 벽면에 자국이 없는지 바로 확인하세요. 종이 장식은 납작하게 보관하면 내년에 다시 쓸 수 있습니다. 저는 해마다 소품 하나만 바꾸고 나머지는 꺼내 씁니다. 하루 저녁 반짝이는 장식이라도, 붙일 때와 치울 때 집에 무리가 없는 구성이 오래 마음에 남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