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리교실에서 에어프라이어로 감자를 구웠는데 겉은 까맣고 속은 단단했던 적이 있어요. 제가 온도만 알려드리고 감자 두께와 바구니에 담는 양을 빠뜨렸더라고요. 에어프라이어 요리 종류를 고를 때도 재료 이름보다 크기, 수분, 겹쳐 담는 정도를 먼저 보면 실패가 훨씬 줄어듭니다.
감자와 채소는 물기를 빼고 넓게 펼쳐요
감자 2개(약 300g)를 1.5cm 두께로 썰어 물에 5분 담갔다가 건져요. 표면의 전분을 씻어낸 뒤 키친타월로 물기를 닦고 식용유 1큰술, 소금 1/3작은술을 섞습니다. 180도로 18~22분 굽되 10분쯤 지나 바구니를 한 번 흔들어 주세요. 감자를 두 겹으로 쌓으면 닿아 있는 면이 찌듯이 익으니 양이 많을 때는 두 번 나눠 굽는 편이 낫습니다.
저는 처음에 젖은 감자에 기름을 바로 묻혔다가 바삭함이 거의 안 나왔어요. 물기를 닦아야 기름이 얇고 고르게 묻습니다. 단호박이나 당근도 같은 방식으로 만들 수 있지만, 당근은 감자보다 얇게 썰면 가장자리가 빨리 마릅니다. 2cm 두께라면 180도에서 12분부터 익은 정도를 확인하세요. 호박처럼 수분이 많은 채소는 소금을 미리 많이 뿌리지 말고 구운 뒤에 간하면 바닥에 물이 덜 고입니다.
닭고기는 두께를 맞추고 속까지 확인해요
순살 닭다리살 300g은 두꺼운 부분을 칼로 살짝 펴서 비슷한 두께로 만듭니다. 간장 1큰술, 맛술 1큰술, 식용유 1작은술, 다진 마늘 1/2작은술을 섞어 10분만 재운 뒤 양념을 가볍게 털어내세요. 180도에서 15~19분 굽고 중간에 뒤집습니다. 설탕이나 물엿이 많은 양념은 먼저 바르면 쉽게 타니, 단맛을 더하고 싶을 때는 마지막 2분에 얇게 발라요.
시간은 기계와 고기 두께에 따라 달라집니다. 가장 두꺼운 곳을 잘라 붉은 기가 남았는지 확인하고, 조리용 온도계가 있다면 중심 온도 75℃ 이상을 기준으로 삼으세요. 덜 익었다면 180도에서 3분씩 더 굽습니다. 닭가슴살로 바꿀 때는 같은 무게라도 빨리 퍽퍽해지므로 12분부터 확인하는 게 좋아요. 구운 뒤 3분 쉬게 하면 자를 때 육즙이 덜 빠집니다.
두부는 눌러서 물을 빼야 모서리가 바삭해요
두부 1모(약 300g)를 2cm 크기로 썰고 키친타월 사이에 놓아 접시로 10분 눌러 주세요. 식용유 2작은술과 소금 1/4작은술을 묻혀 190도에서 12~15분 굽습니다. 7분쯤 지나 뒤집으면 양쪽 모서리가 고르게 익어요. 두부가 바구니에 달라붙는다면 처음부터 억지로 떼지 말고 2분 더 익힌 다음 뒤집으세요. 표면이 굳으면 훨씬 잘 떨어집니다.
부침용 두부가 없다면 찌개용도 쓸 수 있어요. 다만 쉽게 부서지니 2.5cm 정도로 크게 자르고 뒤집는 횟수를 한 번으로 줄입니다. 간장 1큰술에 식초 1작은술과 다진 파를 섞어 구운 뒤 찍어 먹으면 양념이 타는 일도 없어요. 예전에 두부에 간장 양념을 듬뿍 묻혀 구웠다가 바닥에 양념만 눌어붙었던 적이 있습니다.
냉동만두와 남은 음식은 짧게 데우며 살펴요
냉동만두 8개는 해동하지 않고 서로 닿지 않게 놓습니다. 표면에 식용유 1작은술을 얇게 묻혀 180도에서 8~10분 굽고 중간에 뒤집어요. 만두가 크거나 속이 두꺼우면 하나를 갈라 중심까지 뜨거운지 확인한 뒤 2~3분 더 익힙니다. 기름이 없으면 굽기는 하지만 피가 마르고 갈라지기 쉬워요.
남은 전이나 튀김은 160도에서 3~5분부터 데워 보세요. 처음부터 높은 온도로 오래 돌리면 겉만 타고 안쪽은 차가울 수 있습니다. 냉장고에서 꺼낸 음식은 두께가 제각각이라 작은 조각을 먼저 꺼내고 큰 조각에 시간을 더 주는 게 편해요. 밥이나 국물 많은 반찬은 에어프라이어보다 팬이나 전자레인지가 다루기 쉽습니다.
색은 났는데 속이 덜 익었다면
겉이 빨리 갈색이 되는데 속이 단단하면 온도를 10~20도 낮추고 3~5분씩 더 익히세요. 반대로 속은 익었는데 겉이 축축하면 바구니에 남은 물기를 닦고 재료를 넓게 펴서 2~3분만 더 굽습니다. 종이 포일을 쓸 때는 바닥을 빈틈없이 막지 말고, 재료 없이 포일만 넣어 예열하지 마세요. 바람길이 막히거나 포일이 열선 쪽으로 들릴 수 있어요.
표시 온도가 같아도 기계마다 굽는 속도는 다릅니다. 처음 만드는 음식이라면 적힌 시간보다 2~3분 일찍 열어 색과 속을 확인해 두세요. 한 번만 그 시점을 기억해 두면 다음에는 우리 집 기계에 맞는 시간이 생깁니다. 제가 요리교실에서 가장 자주 적어 드리는 것도 레시피 시간보다 그 확인 시점이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