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매 물건을 볼 때 저는 등기부보다 먼저 가족 명의의 집과 분양권부터 적어놓습니다. 낙찰받을 집만 계산했다가 기존 집을 팔 때 세금 계획이 틀어지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아직 아파트가 지어지지도 않았으니 집은 한 채’라는 말은 위험합니다. 일시적 2주택 분양권 문제는 집이 완성되는 날보다 분양권을 언제 취득했고 기존 집을 언제 파느냐에서 먼저 갈립니다.
집 한 채와 분양권 하나, 달력부터 펼쳤다
기존 집을 가진 사람이 분양권을 새로 취득한 뒤 기존 집을 파는 상황을 생각해봅시다. 2021년 1월 1일 이후 취득한 분양권은 양도소득세에서 주택 수를 따질 때 영향을 줍니다. 그렇다고 집 한 채와 분양권 하나를 보유하면 무조건 비과세가 사라지는 건 아닙니다. 소득세법 시행령에는 일정 요건을 갖춘 종전주택 양도를 1세대 1주택으로 보는 특례가 있습니다.
가장 먼저 보는 날짜는 세 개입니다. 종전주택 취득일, 분양권 취득일, 종전주택 양도일입니다. 일반적인 특례 요건은 종전주택을 취득한 날부터 1년 이상 지난 뒤 분양권을 취득하고, 분양권 취득일부터 3년 이내에 종전주택을 양도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2022년 6월에 집을 취득하고 2024년 9월에 분양권을 취득했다면, 이 경로에서는 2027년 9월 전후가 매도 기한을 따질 기준이 됩니다. 정확한 만료일과 양도일은 계약서와 대금 지급 자료로 확인해야 합니다.
여기서 ‘3년 안에 매매계약만 쓰면 된다’고 생각하면 곤란합니다. 세법상 양도 시기는 통상 잔금 청산일을 기준으로 따지고, 등기가 먼저 넘어간 경우 등 예외도 있습니다. 매수자를 찾는 기간, 대출 심사, 기존 임차인의 퇴거 일정까지 감안하면 기한 마지막 달에 집을 내놓는 계획은 빡빡합니다. 저는 이런 물건을 검토할 때 달력에 법정 기한만 적지 않고 실제 매도에 필요한 여유 기간도 따로 잡습니다.
3년을 넘겨도 길이 있지만 조건이 무겁다
분양 아파트 입주가 늦어져 종전주택을 3년 안에 팔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때 적용 가능한 별도 경로가 있습니다. 분양권으로 취득하는 주택이 완성되기 전 또는 완성된 후 3년 이내에 종전주택을 양도하고, 완성된 후 3년 이내에 세대 전원이 새집으로 이사해 1년 이상 계속 거주하는 요건입니다. 취학이나 근무 등으로 일부 가족이 함께 이사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법령상 예외를 따져볼 수 있습니다.
말로 들으면 ‘입주할 때 팔면 되겠네’ 싶지만, 실제로는 매도와 이사, 거주를 모두 맞춰야 합니다. 새 아파트 입주가 시작됐는데 기존 집의 임차인 계약이 남았거나 매수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자금 계획이 꼬입니다. 새집에 임차인을 먼저 들여 잔금을 마련하려던 계획도 직접 거주 요건과 부딪힐 수 있습니다. 특히 이 경로로 특례를 적용받고 나중에 이사 또는 1년 거주 요건을 못 채우면 추가 신고와 납부 문제가 생깁니다. 매도 시점의 세금만 보고 끝낼 일이 아닙니다.
종전주택을 취득한 지 1년이 안 돼 분양권을 취득했다면 더 조심해야 합니다. 일반적인 1년 간격 요건에 걸릴 수 있습니다. 법령에는 특정 사유에 대한 예외가 있지만, ‘실거주하려고 샀다’는 사정만으로 자동 인정되는 구조는 아닙니다. 분양권 취득 방식이 최초 당첨인지 전매인지에 따라 취득 시점에 대한 판단 자료도 달라질 수 있으니 당첨 자료, 공급계약서, 전매계약서, 잔금 자료를 한데 모아 확인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경매 한 건을 더하면 계산이 달라진다
가령 기존 집 한 채와 분양권 하나를 가진 사람이 경매에서 아파트를 추가로 낙찰받았다고 합시다. 저는 이때 기존 집을 팔면 ‘일시적 2주택이니까 비과세’라는 말부터 지웁니다. 앞서 본 특례는 기본적으로 1주택과 1분양권이 일시적으로 겹친 경우를 전제로 합니다. 그 사이 경매 주택까지 취득하면 어느 주택을 언제 취득했고 먼저 양도하는지가 달라져, 처음 세운 특례 계획을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습니다.
숫자로 보면 판단이 조금 차분해집니다. 입찰가 5억 원인 경매 아파트에 취득세와 등기 비용, 명도 비용, 수리비, 대출 이자와 보유비를 합쳐 5천만 원이 더 든다고 가정해봅시다. 5억 8천만 원에 팔 수 있어도 겉으로 보이는 차익 8천만 원이 그대로 손에 남지는 않습니다. 기존 집의 비과세가 어긋날 가능성까지 생기면 경매 물건의 예상 차익보다 세금 부담이 더 클 수도 있습니다. 입찰가를 정하기 전에 세금 시나리오를 넣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취득세도 양도소득세와 같은 규칙으로 묶어 생각하면 안 됩니다. 주택 수 산정과 일시적 2주택 판단 기준이 세목마다 다르고, 취득 시점의 지역과 계약 시점에 따른 규정도 확인해야 합니다. 경매에서는 낙찰 뒤 잔금 기한이 정해져 있어 세금과 대출 문제를 발견한 다음 물러설 여지가 좁습니다. 입찰 전에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취득세 기준을, 양도 계획은 세무 전문가에게 각각 확인하는 비용이 오히려 쌉니다.
비과세라는 말 앞에서 확인할 서류
제가 종이에 적는 순서는 단순합니다. 세대원 전체의 주택·분양권 보유 현황을 적고, 각각의 취득일을 증명할 자료를 붙입니다. 그다음 종전주택의 보유 기간과 거주 기간, 취득 당시 조정대상지역 여부, 예상 매도가격을 확인합니다. 기본적인 1세대 1주택 비과세 요건 자체를 충족하지 못하면 분양권 특례의 기한을 맞춰도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습니다. 양도가액이 12억 원을 넘는 고가주택이라면 비과세 요건을 갖춰도 초과분에 대한 과세 계산이 필요합니다.
- 종전주택 등기 자료와 매수·매도 계약서로 취득일과 예상 양도일 확인
- 분양권 당첨 자료, 공급계약서 또는 전매계약서로 취득 경위 확인
- 주민등록 자료와 실제 거주 자료로 거주 요건 확인
- 임대차계약서로 매도 가능 시점과 새집 입주 가능 시점 확인
- 경매 입찰 예정이라면 낙찰 후 취득세, 대출, 명도비를 별도로 계산
분양권 특례를 적용받으려면 신고기한까지 특례적용신고서와 필요한 서류를 제출하는 절차도 챙겨야 합니다. 국가법령정보센터의 소득세법 시행령 제156조의3에 그 요건이 적혀 있지만, 실제 한 건의 답은 취득 시기와 세대 구성, 매도 순서에 따라 달라집니다. 경매장에서 한 장짜리 입찰표를 낼 때도 저는 이 날짜들을 다시 봅니다. 싸게 낙찰받는 것보다, 이미 가진 집을 계획대로 팔 수 있는지가 먼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