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 여행 경비를 적어보니 골목에서 쓴 돈이 남았다

방콕 여행 경비를 적어보니 골목에서 쓴 돈이 남았다

방콕에서 하루를 걷고 숙소로 돌아오면, 사진보다 먼저 영수증을 펼쳐 보곤 했다. 유명한 곳을 여러 군데 돈 날보다 딸랏플루 골목에서 밥을 먹고 오래 걸은 날의 지출이 더 단순했다. 방콕 여행 경비는 무엇을 몇 군데 봤느냐보다 어디서 자고, 하루에 얼마나 멀리 움직였느냐에 따라 달라졌다.

숙소를 정할 때 하루의 동선도 같이 봤다

가장 큰 금액은 숙박이었다. 골목 식당에서 한 끼를 아껴도 숙소 가격 차이를 따라잡기는 어렵다. 그래서 방을 고를 때는 사진보다 역까지 걸어갈 길을 먼저 봤다. 가격이 조금 낮아도 큰길을 여러 번 건너야 하거나 밤에 돌아오는 길이 멀면, 결국 택시를 더 타게 된다.

동네를 천천히 볼 생각이라면 매일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기보다 한 구역에 머무는 편이 편했다. 숙소에서 아침을 먹고, 낮에는 근처 골목을 돌고, 더울 때 잠깐 들어왔다가 저녁에 다시 나가는 식이다. 방콕의 낮 더위는 생각보다 걸음을 빨리 지치게 한다. 가까운 숙소가 쉬어 갈 자리가 되어 주면 이동비뿐 아니라 체력도 남는다.

숙소비는 예약 날짜와 요일에 따라 차이가 크다. 아래 예산에서는 계산을 위해 1박 1,800밧으로 잡았다. 실제 방값이 500밧만 달라져도 3박이면 전체 경비가 1,500밧 바뀐다. 그래서 항공권을 제외한 예산을 짤 때는 숙소 가격부터 넣는 게 계산하기 쉬웠다.

딸랏플루에서는 목적지보다 걷는 시간이 좋았다

딸랏플루에선 역에서 내려 오래된 상가와 골목 쪽으로 천천히 걸었다. 기찻길 주변에는 식당과 가게가 이어지고, 조금만 옆으로 비켜서면 생활하는 동네의 속도가 보인다. 한가롭게 걷고 싶어 찾아갔지만 식사 시간의 가게 앞은 제법 붐볐다. 사람 적은 방콕을 기대한다면 점심 한복판보다 오전이나 식사 시간이 지난 뒤가 낫다.

이런 날에는 입장권을 살 일이 거의 없다. 그렇다고 지출이 없는 건 아니다. 더워서 음료를 한 번 더 마시고, 지나가다 눈에 띈 간식을 사게 된다. 나는 식비와 음료비를 따로 적는 편이다. 작은 금액이 몇 번 쌓였는지 보여서다. 현금으로 계산하는 가게도 있으니 골목을 걸을 날에는 잔돈을 조금 챙기면 편했다.

멀리 가는 날에는 배 한 번이면 충분했다

강 쪽으로 움직이는 날에는 짜오프라야 익스프레스 보트를 탈 수 있다. 운영사가 안내한 오렌지 노선 요금은 2026년 10월 기준 편도 19밧이다. 다만 노선과 운항 시간은 달라질 수 있으니 선착장에서 그날 표지판을 확인하는 게 정확하다. 배값만 보고 하루를 빽빽하게 채우기보다, 내린 동네에서 충분히 걷는 쪽이 내게는 좋았다.

광고

3박 4일이라면 이렇게 먼저 적어둔다

항공권과 쇼핑을 빼고, 혼자 여행하는 3박 4일의 계획 금액을 적어보면 이렇다. 숙소는 1박 1,800밧, 식사는 하루 300밧, 시내 이동은 하루 120밧으로 가정했다. 실제로 결제한 금액이 아니라 예약 전 예산을 잡기 위한 숫자다.

  • 숙박 3박: 5,400밧
  • 식사 4일: 1,200밧
  • 시내 이동 4일: 480밧
  • 음료와 간식 4일: 400밧
  • 그 밖의 지출: 500밧

합계는 7,980밧이다. 공항과 숙소 사이 이동, 유료 관광지 입장료, 쇼핑은 포함하지 않았다. 한두 곳에 입장하거나 택시를 자주 타면 그만큼 더해 잡아야 한다. 반대로 숙소 근처에서 머무는 날은 시내 이동비가 덜 들 수 있다. 원화로 딱 맞춰 적어두기보다는 예약할 때의 환율과 카드 결제 금액을 확인하는 편이 안전하다.

내게 남은 건 저렴한 하루보다 느린 하루였다

방콕 여행 경비를 줄이려고 무조건 걷기만 하면 오후에는 지쳐 버린다. 덥고 습한 날엔 짧은 거리도 차를 타고 싶어진다. 그래서 이동비를 너무 낮게 잡지 않고, 대신 한 동네에 머무는 시간을 길게 둔다. 시간이 남으면 작은 가게에 앉아 음료를 마시고, 지나온 골목을 다시 걸어도 된다.

영수증을 다시 보면 기억나는 건 가장 비싼 식사보다 동네에서 별일 없이 보낸 시간이다. 방콕에서는 그런 시간을 일정에 먼저 넣어두고 싶다. 그러면 돈을 어디에 쓸지도 조금 더 분명해진다.

방콕 여행 경비를 적어보니 골목에서 쓴 돈이 남았다 - 요약
광고

댓글 0

평가를 남기려면 로그인해 주세요.

모두 ID로 로그인

불러오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