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스타일링디자이너처럼 집 꾸미는 방법

1회
홈스타일링디자이너처럼 집 꾸미는 방법

얼마 전 친구 집 거실을 같이 꾸몄는데, 소파를 바꾸자는 말부터 나왔습니다. 막상 재보니 소파보다 커튼 길이와 조명 위치가 더 눈에 띄더군요. 소파는 그대로 두고 커튼을 천장 가까이 달고 스탠드 하나를 놓았더니 방이 훨씬 편안해 보였습니다. 홈스타일링디자이너가 하는 일도 이렇게 집을 먼저 보고, 무엇을 바꾸면 효과가 클지 순서를 잡는 데서 시작합니다.

혼자 집을 꾸밀 때도 이 순서를 따라가면 불필요한 구매를 꽤 줄일 수 있습니다. 제가 11년 동안 직접 페인트칠하고 선반을 달면서 배운 방법을 거실 한 공간에 적용해 보겠습니다.

물건을 사기 전에 생활 동선부터 적습니다

예쁜 사진을 모으기 전에 그 방에서 실제로 하는 일을 써보는 게 좋습니다. 거실이라면 TV를 보는지, 식탁 대신 노트북을 펴는지, 아이가 바닥에서 노는지부터요. 같은 거실이라도 필요한 가구와 조명이 달라집니다. 사진 속 낮은 테이블이 마음에 들어 샀다가 매일 노트북을 쓸 때 허리를 굽혀야 한다면 오래 쓰기 어렵습니다.

저는 줄자로 방의 가로·세로, 문이 열리는 폭, 콘센트 위치를 잽니다. 그다음 바닥에 종이테이프로 새 가구가 차지할 자리를 표시합니다. 통로는 실제로 걸어 보고, 서랍과 방문도 열어 봅니다. 이 작업은 대개 1~2시간이면 됩니다. 줄자와 종이테이프만 있으면 되니 도구를 새로 살 필요도 없습니다.

  • 남길 물건: 크기가 맞고 지금도 자주 쓰는 가구
  • 옮길 물건: 쓰임은 있지만 동선을 막는 가구
  • 바꿀 물건: 고장 났거나 치수가 맞지 않아 계속 불편한 가구

특히 큰 가구는 색보다 치수가 먼저입니다. 소파가 마음에 들어도 배송 기사님이 현관과 복도를 통과할 수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저는 엘리베이터와 현관 폭을 빼먹고 주문했다가 배송 당일에 한참을 기다린 적이 있습니다.

색은 세 가지 정도로 잡고 샘플을 낮에도 밤에도 봅니다

홈스타일링디자이너처럼 꾸미겠다고 모든 물건을 새것으로 맞출 필요는 없습니다. 이미 있는 바닥과 큰 가구를 기준으로 바탕색, 보조색, 작은 포인트색을 고르면 됩니다. 예를 들어 밝은 나무 바닥과 흰 벽이 있다면 베이지 커튼을 더하고, 쿠션이나 화병에 짙은 초록을 조금 쓰는 식입니다. 비슷한 색을 여러 개 사는 것보다 방이 차분해 보입니다.

색을 고를 때 화면 사진만 믿으면 실수가 납니다. 커튼 원단이나 페인트 색상표는 집으로 가져와 낮과 밤에 각각 보세요. 같은 베이지도 낮에는 노랗고 밤에는 회색에 가깝게 보일 수 있습니다. 페인트를 칠한다면 먼저 작은 면적에 시험해 보고 하루 정도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작은 벽 한 면도 가구를 옮기고, 바닥을 가리고, 테이프를 붙이고, 두 번 칠하면 주말 반나절 이상이 갑니다. ‘칠하는 시간’만 일정에 넣으면 끝나고 나서 지칩니다.

커튼은 폭과 길이를 먼저 확인합니다. 창틀에 딱 맞춰 주문하면 생각보다 빈약해 보일 때가 많고, 바닥에 지나치게 끌리면 청소할 때 걸립니다. 커튼 레일을 새로 달 계획이라면 벽이나 천장의 재질도 확인해야 합니다. 석고보드에 무거운 커튼을 피스만 박아 걸면 빠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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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은 물건값과 작업 시간을 함께 계산합니다

거실을 손본다고 가정하고 50만 원을 쓸 수 있다면 저는 먼저 항목별 한도를 적습니다. 예를 들어 커튼과 설치 부자재 15만 원, 러그 12만 원, 스탠드 조명 10만 원, 쿠션과 소품 5만 원, 예상 밖 지출 8만 원입니다. 이건 실제 견적이 아니라 지출 순서를 정하기 위한 예시입니다. 창 크기와 제품에 따라 금액은 달라집니다.

시간도 비용입니다. 치수 재기와 배치 계획에 2시간, 제품 비교와 주문에 2~3시간, 기존 물건을 옮기고 청소하는 데 2시간, 커튼을 달고 다시 배치하는 데 2~3시간 정도를 잡습니다. 배송 일정까지 고려하면 ‘하루 만에 완성’은 쉽지 않습니다. 한 번에 끝내려 하기보다 첫 주말에는 측정과 구매, 물건이 도착한 다음 주말에는 설치와 배치를 하는 편이 덜 급합니다.

전동드릴을 이번 한 번만 쓴다면 대여하거나 주변에서 빌리는 쪽이 나을 수 있습니다. 반면 줄자와 수평계는 다른 작업에도 자주 쓰여서 갖고 있으면 편합니다. 벽에 구멍을 내기 전에는 건물 도면이나 관리사무소 안내로 배관·배선이 지나는 자리를 확인하세요. 위치가 불분명하면 그 자리는 뚫지 않는 게 맞습니다.

직접 할 일과 맡길 일을 선명하게 나눕니다

가구 재배치, 이동식 조명 설치, 쿠션 커버 교체는 혼자서도 부담이 적습니다. 작은 벽 페인트칠이나 가벼운 선반 설치는 바탕 상태와 고정 방법을 확인한 뒤에 할 수 있고요. 다만 선반은 물건을 올렸을 때 하중이 커집니다. 벽 재질을 모르거나 고정이 흔들린다면 설치 기사에게 맡기는 게 낫습니다.

천장 조명 배선을 만지거나 콘센트를 옮기는 일은 직접 시도하지 않습니다. 차단기를 내렸다고 작업 조건을 모두 확인한 건 아닙니다. 누수 흔적이 있는 벽을 뜯거나 수도 배관을 바꾸는 일도 전문가가 상태를 봐야 합니다. 제가 집을 오래 고치며 느낀 건, 직접 할 수 있는 범위를 아는 것도 시공 실력이라는 점입니다.

방 전체의 방향을 잡기 어렵다면 홈스타일링디자이너에게 상담만 받아 보는 방법도 있습니다. 상담 전에는 방 사진, 치수, 남길 가구 목록, 생활 습관, 쓸 수 있는 금액을 준비하세요. 제안받은 물건의 크기와 설치 범위까지 확인하면 직접 살 것과 맡길 일이 훨씬 분명해집니다. 집은 사진을 찍는 순간보다 그다음 날 생활할 때 편해야 하니까요.

홈스타일링디자이너처럼 집 꾸미는 방법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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