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리교실에서 감자를 에어프라이어에 넣으면 겉은 타고 속은 단단하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습니다. 시간을 더 늘려도 해결되지 않을 때가 많아요. 너무 높은 온도로 시작했거나, 씻은 감자의 물기를 그대로 넣었거나, 바구니에 겹겹이 쌓은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에어프라이어 요리법은 온도 숫자 하나보다 재료의 물기와 놓는 순서를 먼저 잡아야 편해집니다.
온도보다 먼저 볼 것은 물기와 간격
에어프라이어는 뜨거운 공기가 재료 사이를 지나가며 익힙니다. 같은 180도라도 바구니 바닥이 보이게 놓은 감자와 두 겹으로 쌓은 감자는 익는 속도가 달라요. 한 번에 많이 만들 때는 조리 시간을 무작정 늘리기보다 두 번 나눠 굽는 편이 결과가 일정합니다. 저는 재료가 서로 조금씩 떨어지도록 놓고, 중간에 한 번 뒤집는 것을 기본으로 잡습니다.
씻거나 데친 재료는 키친타월로 표면을 닦아주세요. 표면에 물이 많으면 처음 몇 분은 굽는 대신 수분을 날리는 데 쓰입니다. 기름도 많이 넣을 필요는 없어요. 재료 300g에 식용유 5~15mL 정도면 표면에 얇게 묻힐 수 있습니다. 기름을 붓기보다 손이나 숟가락으로 골고루 섞어야 한쪽만 진해지지 않습니다.
아래 시간은 재료를 한 겹으로 놓았을 때의 시작점입니다. 기기 크기와 재료 두께에 따라 2~4분 차이가 나니, 끝나기 3분 전에 색과 속을 확인하세요. 처음부터 최고 온도로 올리면 겉색만 빨리 나고 속은 덜 익기 쉽습니다.
감자 300g으로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럽게 굽기
감자 중간 크기 2개, 약 300g을 준비합니다. 껍질은 취향대로 두고, 두께가 비슷한 2cm 안팎의 쐐기 모양으로 자르세요. 찬물에 5분 담갔다가 건져 표면의 전분을 씻고, 키친타월로 물기를 꼼꼼히 닦습니다. 이 과정을 건너뛰면 기름을 넣어도 겉이 눅눅해지기 쉬워요.
식용유 15mL와 소금 2g을 넣어 섞은 뒤 바구니에 한 겹으로 펼칩니다. 180도에서 10분 굽고, 집게로 뒤집어 7~9분 더 굽습니다. 가장 두꺼운 조각에 젓가락을 찔러 저항 없이 들어가면 속까지 익은 상태예요. 색이 연하면 200도에서 2분만 더 굽습니다. 처음부터 200도로 길게 굽는 것보다 속을 먼저 익히고 끝에 색을 내는 편이 실패가 적었습니다.
식용유가 없으면 올리브유를 같은 양으로 써도 됩니다. 소금은 구운 뒤 뿌려도 되고요. 감자를 150g만 쓴다면 기름은 7~8mL, 소금은 1g으로 줄이되 조리 시간은 절반으로 줄이지 마세요. 양이 줄어도 조각 하나가 익는 데 필요한 시간은 크게 달라지지 않습니다. 대신 7분쯤부터 색을 확인하면 됩니다.
두부는 물기를 빼고 가루를 얇게 입히기
부침용 두부 300g을 2cm 크기로 썰어 키친타월 사이에 놓고 10분 정도 눌러둡니다. 너무 무거운 것을 올리면 두부가 부서지니 접시 한 장이면 충분해요. 물기를 닦은 두부에 식용유 5mL를 먼저 묻힌 다음 전분가루 10g을 얇게 뿌려 섞습니다. 가루를 먼저 넣으면 젖은 자리에 뭉쳐서 하얗게 남기 쉽습니다.
두부 사이에 간격을 두고 180도에서 8분 굽습니다. 뒤집어서 5~7분 더 굽고, 모서리가 노릇해지면 꺼냅니다. 전분가루가 없다면 밀가루 10g으로 바꿀 수 있지만 바삭함은 조금 덜합니다. 가루가 아예 없어도 구울 수 있어요. 그때는 두부 표면을 더 잘 닦고, 뒤집을 때 부서지지 않도록 넓은 집게를 쓰면 됩니다.
간장 10mL, 물 10mL, 식초 5mL를 섞어 찍어 먹으면 짠맛이 한쪽에 몰리지 않습니다. 양념을 굽기 전에 두부에 바르면 간장 속 수분 때문에 표면이 다시 젖고, 가장자리부터 짙어질 수 있어요. 그래서 저는 먼저 굽고 나서 곁들입니다.
가지는 높은 온도에서 짧게 익히기
가지 1개, 약 200g은 길게 반으로 가른 뒤 2cm 두께로 썹니다. 식용유 10mL와 소금 1g을 골고루 묻히고 190도에서 7분 굽습니다. 한 번 뒤집어 3~5분 더 익히면 가장자리는 살짝 갈색이고 가운데는 부드럽습니다. 가지를 너무 얇게 썰면 금방 마르고, 기름을 한곳에 부으면 그 부분만 축축해집니다.
가지가 2개라면 양념도 두 배로 늘리되 한 번에 바구니를 채우지 않는 게 좋아요. 양이 많아 서로 닿으면 노릇하게 굽히기보다 수분에 찌듯이 익습니다. 구운 뒤 간장 5mL와 참기름 2~3방울만 버무려도 밥반찬이 됩니다. 참기름은 굽기 전에 넣는 것보다 꺼낸 뒤 넣어야 향이 또렷합니다.
덜 익거나 너무 마를 때는 이렇게 수습해요
겉은 진한데 속이 단단하다면 온도를 160도로 낮춰 3~5분 더 익힙니다. 감자처럼 두꺼운 재료는 가장 큰 조각을 잘라 속을 확인하세요. 반대로 속은 익었는데 색이 부족하면 200도에서 1~2분만 추가합니다. 이때는 금방 색이 변하니 바구니를 열어가며 보는 편이 안전해요.
두부나 가지가 퍽퍽하다면 이미 빠진 수분을 다시 넣으려고 오래 굽지 마세요. 두부는 찍어 먹는 양념에 물을 조금 더하고, 가지는 꺼낸 뒤 간장 양념을 가볍게 묻히면 먹기 편해집니다. 바닥만 눅눅하다면 다음 번에는 재료 수를 줄이고 중간에 뒤집는 시간을 조금 앞당기세요. 제 요리교실에서도 같은 기기로 한 번 구운 시간을 적어두면 두 번째부터 훨씬 수월해집니다. 집에서 쓰는 에어프라이어의 시간을 알아가는 게 가장 든든한 레시피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