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비트코인이 2% 움직인 날, 선물 계좌 수익률이 20% 뛰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숫자만 보면 매력적이다. 그런데 10배 레버리지라면 반대 방향으로 2% 움직일 때도 증거금 대비 손실이 약 20%다. 코인 레버리지 하는 방법을 묻는 사람에게 나는 수익률보다 이 계산부터 보여준다.
1단계 거래할 금액과 잃을 금액을 따로 잡는다
레버리지는 맡긴 증거금보다 큰 포지션을 여는 방식이다. 증거금 100 USDT에 5배를 적용하면 포지션 규모는 500 USDT다. 가격이 진입 방향으로 2% 움직이면 평가손익은 약 10 USDT, 증거금 대비 약 10%다. 반대로 움직이면 같은 크기의 손실이 난다. 여기에는 거래 수수료, 펀딩비, 주문 체결 차이가 빠져 있다.
내가 먼저 정하는 숫자는 배율이 아니라 계좌에서 한 번에 감당할 손실이다. 예를 들어 선물 계좌가 1,000 USDT이고 한 거래의 손실 한도를 1%인 10 USDT로 잡았다고 하자. 진입가에서 2% 떨어진 곳에 손절을 둘 계획이라면, 단순 계산상 포지션은 500 USDT를 넘기기 어렵다. 수수료와 체결 오차까지 감안하면 실제 포지션은 그보다 작게 잡아야 한다. 5배를 쓰면 필요한 초기 증거금은 대략 100 USDT지만, 10배를 쓴다고 허용 손실이 20 USDT로 늘어나는 건 아니다.
2단계 거래 화면에서 격리와 교차를 구분한다
일반적인 무기한 선물 화면에서는 거래쌍을 고른 뒤 증거금 방식, 레버리지 배율, 주문 수량과 방향을 정한다. 롱은 가격 상승, 숏은 가격 하락에 거는 포지션이다. 주문을 넣기 전에는 수량 칸이 코인 수량인지 USDT 기준 금액인지 확인한다. 같은 숫자 100을 입력해도 거래소 화면에 따라 뜻이 달라질 수 있다.
격리 증거금은 해당 포지션에 배정한 증거금을 중심으로 위험이 계산된다. 교차 증거금은 계좌의 사용 가능한 잔고가 여러 포지션을 함께 뒷받침한다. 바이비트 안내에서도 교차 방식의 청산 기준은 계좌 전체의 유지증거금 상태에 따라 움직인다고 설명한다. 처음 규모를 시험할 때는 격리 방식을 선택하고, 투입한 금액과 추가 증거금 설정을 확인하는 편이 손실 범위를 파악하기 쉽다. 다만 격리라고 해서 무조건 최초 증거금만 잃는다는 뜻은 아니다. 자동 증거금 추가 설정이나 추가 입금 여부를 함께 봐야 한다.
3단계 청산가보다 먼저 손절 위치를 확인한다
레버리지 10배면 가격이 10% 반대로 움직일 때 청산된다고 외우는 경우가 많다. 실제 청산가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유지증거금, 수수료, 추가 증거금, 다른 포지션의 손익, 거래소의 위험 단계가 반영된다. 바이낸스와 바이비트 안내에 따르면 청산 판단에는 화면의 최근 체결가와 다를 수 있는 마크 가격이 쓰인다. 따라서 주문창에 표시된 청산가를 매번 확인해야 한다.
예를 들어 500 USDT 롱 포지션에 2% 손절을 계획했다면 예상 가격 손실은 10 USDT다. 손절 가격이 청산가보다 충분히 먼저 와야 한다. 손절 주문도 급격한 변동이나 얇은 호가에서는 지정한 가격 그대로 체결된다는 보장이 없다. 수수료를 포함한 예상 손실이 계좌의 허용 범위를 넘는다면 배율보다 포지션 수량을 줄이는 게 맞다. 주문을 낸 뒤에는 손절 주문이 실제로 접수됐는지, 포지션을 닫는 주문으로 설정됐는지 확인한다.
4단계 거래량과 온체인 흐름을 함께 읽는다
차트가 돌파했다고 바로 배율을 올리지는 않는다. 나는 현물 거래량이 늘었는지, 선물 미결제약정이 가격과 함께 어떻게 변했는지, 펀딩비가 어느 쪽에 쏠리는지 순서대로 본다. 가격 상승과 미결제약정 증가가 동시에 나타나면 신규 포지션 유입을 의심할 수 있다. 그런데 현물 거래량은 약하고 펀딩비만 높아진다면 롱 포지션이 몰린 움직임일 가능성도 있다. 이 지표들만으로 다음 가격 방향이 확정되지는 않는다.
온체인에서는 거래소로 들어오는 코인 물량과 큰 지갑의 이동을 확인한다. 거래소 입금 증가는 잠재적인 매도 물량을 가늠하는 단서지만, 지갑 재배치나 거래소 내부 이동일 수도 있다. 그래서 한 번의 대규모 입금보다 며칠간의 흐름과 실제 현물 거래량을 같이 본다. 온체인 데이터는 해석에 시간이 걸리고 거래소 장부 안의 거래를 전부 보여주지도 않는다. 짧은 시간 안에 체결할 선물 주문의 단독 신호로 쓰기 어려운 이유다.
5단계 펀딩비와 체결 비용까지 적고 주문한다
무기한 선물은 포지션을 보유하는 동안 펀딩비가 발생할 수 있다. 코인베이스 안내에 따르면 펀딩비가 양수일 때는 일반적으로 롱이 숏에 지급하고, 음수일 때는 반대다. 지급 간격과 계산 방식은 상품마다 다르므로 주문창의 예상 펀딩비와 다음 적용 시각을 확인해야 한다. 500 USDT 포지션에서 펀딩비가 한 번에 0.01%라면 금액은 0.05 USDT다. 작아 보여도 잦은 매매의 진입·청산 수수료와 겹치면 손익이 달라진다.
- 주문 전 계좌 잔고, 허용 손실액, 포지션 규모를 숫자로 적는다.
- 증거금 방식과 실제 배율, 예상 청산가를 화면에서 확인한다.
- 손절 가격과 주문 수량을 먼저 정하고, 진입 뒤 접수 상태를 확인한다.
- 현물 거래량, 미결제약정, 펀딩비, 거래소 유입량을 서로 대조한다.
7년 동안 거래소와 온체인 수치를 같이 보면서 가장 자주 고친 습관은 방향 예측이 아니라 수량 조절이었다. 좋은 신호처럼 보여도 손절 한 번에 계좌가 크게 흔들린다면 포지션이 너무 크다. 레버리지는 그 판단을 대신해 주지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