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 헬스케어 서울선언문이 인공지능 혁신의 성과를 특정 국가나 계층에 한정하지 않고 전 인류가 공평하게 누려야 한다는 국제사회의 공동 원칙을 제시했다. 사람의 생명과 존엄, 안전을 우선하면서 보건의료 접근성의 격차를 줄이고 인공지능을 윤리적이고 책임 있게 활용하자는 것이 선언문의 핵심이다.
보건복지부와 세계보건기구는 2026년 10월 21일 서울 코엑스마곡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6 세계 바이오 서밋 개회식을 통해 ‘책임 있는 혁신과 글로벌 연대를 위한 AI 헬스케어 서울선언문’을 공동 발표했다. 우리 정부와 세계보건기구 사무총장이 인공지능 활용에 관한 선언을 국제사회에 함께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세계 바이오 서밋 21일부터 이틀간 진행
2026 세계 바이오 서밋은 10월 21일부터 22일까지 이틀 동안 ‘AI가 불러올 바이오헬스 혁신의 확산’을 주제로 열린다. 보건복지부와 세계보건기구가 공동으로 여는 이번 행사에는 각국 보건부 장관과 차관을 비롯해 국제기구와 비정부기구 수장, 글로벌 제약·바이오 및 인공지능 기업 대표, 학계 전문가 등이 참석한다.
세계 바이오 서밋은 감염병 위기에 대응하고 글로벌 보건안보를 높이기 위해 2022년부터 우리 정부와 세계보건기구가 해마다 공동으로 열어온 국제 행사다. 2026년 행사는 국제병원연맹이 주최하는 제49차 세계병원대회와 연계해 진행된다.
이번 행사에는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세계보건기구 사무총장이 참석했다. 테드로스 사무총장의 한국 방문은 취임 이후 처음이다. 세계보건기구 사무총장이 한국을 방문한 것은 2015년 마가렛 찬 전 사무총장 이후 11년 만이다.
안전과 존엄을 지키는 책임 있는 인공지능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과 테드로스 사무총장이 공동 발표한 선언문은 보건의료 인공지능의 발전 방향을 사람 중심으로 설정했다. 인공지능을 사람의 안전과 존엄을 지키는 데 활용하고, 의료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기회의 형평성을 높여야 한다는 원칙을 분명히 했다.
기술의 발전 속도만큼 윤리성과 책임성을 함께 확보하고, 혁신의 결실을 공정하게 나누겠다는 약속이 선언문의 중심에 놓였다. 선언문은 인공지능 임상 성과를 받아들일 준비 정도가 국가마다 다르다는 현실도 인정했다. 이에 따라 각국은 국내법과 국가별 여건을 존중하면서 선언문을 이행하게 된다.
정은경 장관은 인공지능 혁신의 결과가 일부 국가나 계층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지리적 장벽과 사회경제적 장벽을 넘어 세계 모든 사람이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AI 기본의료’의 정신을 바탕으로 국제사회와 함께 나아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테드로스 사무총장도 보건의료 혁신은 국가 사이의 보건 격차를 줄이고 공평한 접근성을 보장할 때 온전한 가치를 지닌다고 밝혔다. 인공지능 혁신의 혜택이 전 인류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한국 정부와 긴밀하게 협력하겠다는 뜻도 전했다.
공동연구와 투자에서 공정한 혜택까지
선언문에 제시된 실천 원칙은 기술과 투자, 위험관리, 글로벌 보건안보 분야로 이어진다. 기술 및 투자 분야에서는 개별 국가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보건의료 난제에 대응하기 위해 공동연구를 확대하기로 했다.
- 보건의료 난제를 해결하기 위한 공동연구 확대
-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기반 확충
- 데이터 활용으로 창출된 혜택의 공정한 환원
- 아직 충분히 해결되지 않은 의료수요를 우선 고려한 연구개발 확대
- 미충족 의료수요를 위한 기반시설 투자 확대
특히 데이터 활용 기반을 넓히는 데 그치지 않고 그 과정에서 생기는 혜택이 공정하게 돌아가도록 한다는 원칙을 포함했다. 연구개발과 기반시설 투자에서는 아직 충족되지 않은 의료수요를 먼저 살펴야 한다는 방향도 제시했다.
위험 수준에 맞춘 전 주기 감독
보건의료 현장에서 인공지능 활용이 늘어나는 만큼 책임성과 관리 체계를 갖추는 내용도 선언문에 담겼다. 의료 분야에서 인공지능을 사용하는 주체의 책임을 분명히 하고, 의료인이 인공지능을 올바르게 활용할 수 있도록 역량을 높이기로 했다.
인공지능의 사용 목적과 예상되는 위험 수준에 비례해 개발과 활용의 전 과정을 감독하는 체계를 확립한다는 원칙도 제시됐다. 의료 현장에 인공지능을 적용할 때 기술적 가능성뿐 아니라 환자의 안전과 존엄을 함께 살피겠다는 취지다.
선언문은 모든 인공지능 활용 사례를 동일하게 다루는 방식이 아니라 사용 목적과 위험 정도에 맞는 관리가 필요하다는 방향을 담았다. 이를 통해 의료 분야의 책임 있는 인공지능 활용과 의료인의 활용 역량 향상을 함께 다루도록 했다.
공중보건위기 조기 탐지에 인공지능 활용
글로벌 보건안보 분야에서는 인공지능을 활용해 공중보건위기를 일찍 찾아내는 방안이 포함됐다. 감염병을 비롯한 보건위기를 조기에 탐지하는 역량을 높이는 동시에 사이버보안과 생물안보도 강화하기로 했다.
여러 주체가 함께 참여하는 국제적 연대도 주요 원칙으로 제시됐다. 정부와 의료계, 인공지능 개발자, 세계보건기구 협력센터, 시민사회가 각자의 역할을 바탕으로 파트너십을 넓히겠다는 내용이다.
- 인공지능을 활용한 공중보건위기 조기 탐지
- 보건의료 분야의 사이버보안 강화
- 생물안보 역량 강화
- 정부와 의료계 사이의 연계 확대
- 인공지능 개발자와 세계보건기구 협력센터의 참여
- 시민사회를 포함한 폭넓은 파트너십 구축
각국의 제도와 환경에 차이가 있다는 점을 고려해 선언문의 실천은 국가별 국내법과 여건을 존중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공동의 목표를 제시하면서도 실제 적용 과정에서는 각국의 준비 수준과 법적 기반을 반영하도록 한 것이다.
선언에서 행동으로 이어지는 논의
개회식 이후 열리는 기조행사 ‘리더스 다이얼로그’는 ‘선언에서 행동으로’를 주제로 진행된다. 선언문에 담긴 원칙을 구체적인 실천과제로 옮길 방안을 다루는 자리다.
리더스 다이얼로그에서는 백남종 서울대학교병원장이 좌장을 맡는다. 세계보건기구와 국제병원연맹, 감염병혁신연합, 국제의약품구매기구, 게이츠재단 등의 글로벌 리더 7명이 참석해 선언의 내용을 실제 행동으로 연결할 방안을 논의한다.
선언문 발표에 머무르지 않고 공동연구와 투자, 위험관리, 인재 역량, 보건안보 분야에서 실행 가능한 과제를 살피는 것이 이번 기조행사의 주된 내용이다.
세 가지 세션으로 살펴보는 변화
세계 바이오 서밋 본행사는 세 개 세션으로 구성된다. 각 세션은 인공지능이 바이오헬스 연구와 산업의 가치사슬, 투자 구조에 가져올 변화를 차례로 다룬다.
| 구분 | 주제 | 주요 내용 |
|---|---|---|
| 세션 1 | New Science | 인공지능이 스스로 가설을 세우고 실험을 설계하는 연구 주체로 발전하면서 달라지는 바이오헬스 연구개발 체계를 다룬다. |
| 세션 2 | New Value | 신약 개발과 임상, 진단, 병원 운영에 이르는 가치사슬을 인공지능이 어떻게 바꾸는지 살펴본다. |
| 세션 3 | New Finance | 고위험·장기 투자가 필요한 보건의료 인공지능 분야의 재원 전략과 글로벌 파트너십을 모색한다. |
세션 1은 인공지능이 연구를 돕는 수단을 넘어 가설 설정과 실험 설계까지 수행하는 연구 주체로 발전하는 상황을 다룬다. 이에 따라 바이오헬스 연구개발의 방식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살펴본다.
세션 2는 인공지능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가치에 초점을 맞춘다. 신약을 개발하는 첫 단계부터 임상과 진단을 거쳐 병원을 운영하는 과정까지 바이오헬스 가치사슬 전반의 변화를 다룬다.
10월 22일 열리는 세션 3에서는 보건의료 인공지능에 필요한 재원을 살펴본다. 보건의료 인공지능 분야가 높은 위험과 장기간의 투자를 필요로 한다는 점을 고려해 재원 전략과 국제적 파트너십을 모색한다.
팬데믹 대비와 스마트병원도 다뤄
본행사와 함께 8개의 부대행사도 열린다. 질병관리청과 감염병혁신연합, 게이츠재단, 국제백신연구소 등이 부대행사를 주관한다.
부대행사에서는 진단기기를 더 폭넓게 이용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높이는 방안과 팬데믹 대비, 스마트병원, 헬스 인공지능의 글로벌 확산 등이 주요 의제로 다뤄진다. 세계 바이오 서밋의 중심 주제인 인공지능 혁신을 감염병 대응과 병원 운영, 국제적 보건 격차 문제까지 연결해 살피는 구성이다.
각국 보건당국과 양자면담
정은경 장관은 행사 기간 튀르키예와 아르메니아, 튀니지, 카타르 보건부 장관과 차례로 양자면담을 한다. 이형훈 보건복지부 제2차관도 리투아니아와 앙골라, 카자흐스탄 보건부 차관 및 국제의약품구매기구 고위급 인사와 만난다.
면담에서는 의료 인공지능과 감염병 대응을 비롯한 보건의료 현안을 다룬다. 서밋의 공식 세션뿐 아니라 국가 및 국제기구 관계자 사이의 면담을 통해 관련 의제에 대한 협의를 이어간다.
인간의 생명과 존엄을 우선한 약속
정은경 장관은 이번 서울선언문을 인간의 생명과 존엄을 가장 앞에 두고 ‘AI 기본의료’를 실현하며 국제사회와 연대하겠다는 약속으로 설명했다. 책임 있는 인공지능 혁신을 이끌고 발전의 혜택을 함께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서울선언문이 제시한 방향은 분명하다. 보건의료 인공지능은 사람을 중심에 두고 활용돼야 하며, 혁신의 성과는 국가와 계층의 경계를 넘어 공정하게 돌아가야 한다. 이를 위해 공동연구와 투자 확대, 의료인의 역량 향상, 위험에 비례한 감독, 공중보건위기 조기 탐지, 국제적 파트너십을 함께 추진한다는 원칙이 선언문에 담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