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안게임 남자 사브르 결승 영상을 다시 보다가 오상욱의 손에 시선이 갔다. 약지의 반지가 눈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반지의 의미를 궁금해하는 반응도 많았지만, 경기를 돌려볼수록 더 오래 남는 장면은 따로 있었다. 일본에 41대44로 뒤지던 순간, 오상욱이 연속으로 따낸 4점이다.
오상욱 반지로 시작된 관심, 확인된 사실은 어디까지일까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경기 중 오상욱의 약지 반지가 포착됐다. 사진과 방송 화면에서 반지를 확인할 수는 있다. 다만 누가 준 반지인지, 특별한 의미가 있는지, 결혼이나 교제와 관련이 있는지는 공개적으로 확인된 바 없다. 손가락 위치만으로 반지의 사연을 단정하기는 어렵다.
반지가 화제가 되면서 모델 하루카 토요다와의 과거 열애설도 다시 언급됐다. 두 사람이 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주고받은 반응 등을 근거로 추측이 이어졌지만, 그것만으로 관계를 확인할 수는 없다. 2026년 10월 현재 두 사람의 관계나 반지에 관해 확인된 공식 설명은 없다. 궁금증은 남겨두되, 확인되지 않은 이야기에 선수의 경기까지 끼워 맞추지는 않았으면 한다.
개인전 11대13에서 먼저 나온 역전의 감각
오상욱은 9월 23일 남자 사브르 개인전 결승에서 중국의 선천펑을 15대13으로 꺾었다. 숫자만 보면 2점 차 승리지만, 끝으로 가는 길은 팽팽했다. 11대13으로 뒤진 상황에서 마지막 4점을 내리 가져왔다. 한 점을 더 내주면 상대에게 승부를 끝낼 기회가 가까워지는 구간이었다.
사브르는 공격권 판정과 거리 싸움이 빠르게 바뀐다. 그래서 두 점을 따라잡는 일과, 동점에서 승부를 끝내는 일은 또 다르게 느껴진다. 오상욱은 그 구간을 연속 득점으로 통과했다. 항저우 대회에 이어 아시안게임 개인전 2연패를 이뤘다는 기록도 크지만, 내게는 밀리던 흐름을 끊고 네 점을 쌓은 과정이 더 인상적이었다.
이 경기를 보고 사흘 뒤 단체전 결승을 봤다면 41대44라는 점수가 낯설지 않았을 것이다. 개인전의 역전이 단체전 승리를 보장하는 건 아니다. 그래도 압박이 커지는 마지막 득점 구간을 오상욱이 이미 한 차례 지나왔다는 점은 눈여겨볼 만했다.
41대44에서 45대44까지, 혼자 만든 역전은 아니었다
9월 26일 한국은 개최국 일본과 남자 사브르 단체전 결승에서 맞붙었다. 한국 대표팀에는 오상욱과 박상원, 도경동, 황희근이 이름을 올렸다. 승부가 막판까지 이어졌고, 박상원이 8라운드에서 점수 차를 한 점으로 줄였다. 오상욱이 마지막 9라운드에 나설 때 한국은 39대40으로 뒤져 있었다.
마지막 라운드에서도 일본이 먼저 우승에 다가갔다. 점수는 41대44. 단체전은 45점을 먼저 얻으면 끝나므로 일본에는 한 점, 한국에는 네 점이 필요했다. 여기서 오상욱이 네 점을 연달아 따내며 45대44를 만들었다. 마지막 한 점을 가져온 선수가 가장 선명하게 기억되는 경기지만, 그가 역전할 수 있는 점수 차로 마지막 라운드를 맞게 한 동료들의 몫도 함께 봐야 한다.
한 점 차 승리는 큰 실력 차이를 증명하는 점수가 아니다. 오히려 어느 쪽으로든 끝날 수 있었던 승부를 보여준다. 그런 경기에서 41대44 이후 실점 없이 네 번 연속 득점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한국 남자 사브르는 이 승리로 2014년 인천 대회부터 이어진 아시안게임 단체전 4연패를 달성했다.
반지보다 오래 기억에 남을 손의 움직임
이번 대회에서 오상욱은 개인전과 단체전 금메달을 모두 따냈고, 대한체육회가 선정한 한국 선수단 최우수선수에도 이름을 올렸다. 개인전 결승에서는 11대13을 15대13으로, 단체전 결승에서는 41대44를 45대44로 바꿨다. 두 결승 모두 마지막 네 점을 연속으로 가져왔다는 공통점이 있다. 결과만 이어 적으면 우연처럼 보일 수 있지만, 영상을 보면 매번 다음 한 점을 겨뤄야 했던 시간의 무게가 느껴진다.
오상욱 반지가 궁금해서 경기를 다시 켰다면, 손가락에서 시선을 조금만 옮겨 칼끝과 발의 움직임도 봤으면 좋겠다. 반지의 사연은 당사자가 말하기 전까지 알 수 없다. 반면 41대44에서 시작된 네 번의 득점은 기록과 화면에 그대로 남아 있다. 나는 그 장면이 이번 대회의 오상욱을 가장 또렷하게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